BaaaaaaaarkingDog
코딩, 해킹
2020 삼성 드림클래스 겨울캠프 후기

면접 + 연수 : https://blog.encrypted.gg/902

 

29일 연수가 끝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 어영부영하다보니 1월 2일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연수가 끝난 후부터 캠프에 입소하기까지의 시간이 정말 정신없었던 나날들이었는데, 자취방 계약이 끝나 짐을 모두 빼야했고 더군다나 특히 1/1에는 공휴일이라 택배회사가 영업하지 않고 1/2에는 오전부터 움직여야 하니 사실상 12/31까지 모든 짐을 본가로 보내야했다. 2년간 쌓였던 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고 더군다나 컴퓨터, 모니터 2대, 기타 2개 등등의 짐은 택배로 부칠 수도 없어서 친구 방에 옮겨두고... 아무튼 정신없었다 ㄹㅇ

 

어찌저찌 짐을 다 빼고나니 방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이틀동안 친구집에 빌붙어서 자야하나, 찜질방가서 잘까 하다가 그냥 베개도 이불도 없는 휑한 방 바닥에서 패딩을 덮고 잤다ㅜㅜㅜ 거기다가 감기기운까지 있어서 여러모로 정신이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서울 생활을 마무리하고 캐리어에 짐을 바리바리 싸든 채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로 향했다.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는 용인에 위치하고 있고, 거리가 조금 멀었지만 환승 1번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어마어마하게 춥다고 하길래 옷을 진짜 많이 챙겨갔고, 거기에다가 까먹고 택배로 보내지 않은 짐까지 캐리어에 다 넣어서 캐리어는 터져나가기 직전이었다.

 

1/2에는 간단한 OT를 진행하며 보건실 위치, 3주간 지켜야 할 수칙 등등을 안내받고, 이후 웰컴 콜이라고 해서 맡은 학생들의 보호자 분들에게 전화를 쭉 돌리고, 환영식 준비를 하고 뭐 그런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중학생들은 다음 날 입소하고 중학생들이 들어온 이후에는 절대절대절대절대 술을 마실 수 없기 때문에 캠프 기간 중에 조원들끼리 술을 마실 수 있는건 1/2가 마지막이었다.

 

참고로 하루 일과는 대략 오전 7시 반쯤 아침을 먹는 것으로 시작해 저녁 7시 혹은 저녁 9시에 마무리된다. 중학생들은 오후 10시에 취침을 해야하고, 멘토들은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만 외출이 가능하다. 오후 10시 이전의 경우, 우체국이나 문방구나 편의점과 같은 교내의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에는 별도로 허락을 맡지 않고 갔다 오면 되지만 교외로 외출해야할 경우에는 운영본부에 미리 허락을 구하고 가야한다.

 

 

정확한 하루 일과는 위와 같았다. 영어A / 수학 / 영어B는 자신이 맡은 과목에 따라 수업에 들어가면 됐고, 자신의 수업이 아닌 시간에는(예를 들어 수학을 맡았을 경우 영어A / 영어B 시간에는) 멘토대기실에서 수업 준비를 하거나 조원들과 놀면서 시간을 보내면 됐다. 여기서 롤도 몇 판 하고 크아도 하고 보드게임도 하고 시간을 잘 때웠다. 특히 라이어게임이 ㄹㅇ 재밌었다.

멘토대기실은 미리 조별로 앉을 수 있게 세팅이 되어있었다. 여기서 엎드려서 자도 되긴 하는데 너무 피곤할 경우에는 눈치껏 기숙사에 가서 자고 오기도 했다.

 

20일간 있었던 일을 다 쓰기엔 내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못해 힘들고, 대신 활동들을 중심으로 쓰려고 한다.

 

1. 수업

 

드림클래스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수학, 영어A, 영어B는 각각 38시수씩 배정되어 있었다. 참고로 한 시수는 40분이다. 나는 수학을 담당했고, 2일차의 1차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대충 알 수 있었다. 우리 반을 포함한 거의 모든 반에서 학생들의 편차가 굉장히 컸다. 반을 짤 때 성적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묶이도록 어느 정도는 고려를 했다고 하나 성적 이외에도 같은 중학교에서 온 학생들을 가르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성격도 감안을 해서 반을 만들었을테니 반 내에서 편차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

 

일단 목표는 38시수 내에 다음 학년 1학기 전 범위를 나가는 것이었는데 수업을 해보니 쉽지 않았다. 우리 반의 경우 선행을 다 해온 학생도 있었고, 선행을 아예 하지 않은 학생도 있었다. 그나마 모든 학생들이 이전 학년의 내용을 얼추 기억하고는 있어서 엄청 힘들지는 않았는데 다른 반의 경우는 아예 사칙연산(음수 곱하기 음수와 같은 것..)조차 헤매는 친구들이 있어서 굉장히 당혹스러웠다는 얘기를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우리 반은 총 6단원 중에 5단원 초반부까지밖에 하지 못했다. 1단원 유리수와 순환소수에서는 진도가 상당히 잘 나갔는데 부등식부터 학생들이 완전 갈 길을 잃었다. 아마 드림클래스에 오기 전, 다들 학원에서 1단원까지만 예습을 해서 그랬나보다 싶었다.(기말고사가 완전히 끝난 후부터 다음 학기 내용을 수업했을테니..) 그래서 중반쯤 부터는 진도를 다 나갈 마음을 버리고 수업을 아주 천천히 진행했다.

 

숙제는 한 1-2페이지 분량, 문제로 따지면 10-15문제 내외 정도로 내주었다. 양이 별로 많지 않아서인지 안해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 사실 답을 베끼려고 하면 얼마든지 방법이 많아서 이 부분이 걱정이 정말 많이 되었는데, 수업시간에 숙제의 답을 돌아가며 부르게 하고 그 답을 선택한 이유를 말로 설명하게끔 했는데(예를 들어 유리수와 관련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이라는 문제에 대해 3번 보기를 골랐다면 1, 2, 4, 5는 왜 옳다고 생각했는지) 다들 대답을 잘 해서 생각없이 베꼈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나름대로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수업 도입부를 준비하려고 노력은 했는데 학생들의 입장에서 어땠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것도 만들어봤었다. 그런데 애들이 많이 어려워했다ㅜㅜ

그래도 우리 반은 수업에 그럭저럭 잘 참여해주고 말도 잘 듣고 해서 3주간 수업하기 정말 편했다. 나는 딱히 준비를 해간게 없었는데 다른 선생님의 경우에는 스티커를 준비해서 나눠주기도 했다. 준비는 뭐든 많이 해가면 좋은 것 같다. 다만 사탕, 마이쮸 같이 먹을 것은 나눠주면 안된다.

 

2. 창의활동

 

학창시절의 CA나 동아리와 같은 느낌으로 총 2시간 * 7번 동안 학생들이 놀 수 있게 판을 깔아주는 활동이다. 문학 관련 활동, 토론, 만들기, 영어 팝송, 춤, 운동 등 다양한 창의활동 반이 있었고 나는 "놀기" 반에 속해 있었다.

 

놀기 반은 총 3개가 만들어졌고 학생들의 선호도도 굉장히 높아 우리 반에는 9명의 선생님과 40명의 학생이 있었다. 맨 처음 구상을 할 때에는 선 그어놓고 풍선 발로 차서 넘기기, 앞 뒤 색깔이 다른 종이 뒤집기 등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이 등장했지만 막상 하다보니 준비에 많은 일손이 필요한 게임들은 우선순위가 계속 밀리게 되고 그냥 이구동성, 몸으로 말해요,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등과 같이 엠티에서 할법한 게임들을 했다. 준비하는게 조금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참여를 열심히 해주고, 시간도 금방 가서 별 탈 없이 재밌게 할 수 있었다.

 

3. 멘토와의 대화

 

별다른 시간은 아니고, 기숙사에서 쉬면서 필요에 따라 학생들과 면담을 하는 시간이었다. 우리 반에는 면담을 귀찮아하고 그냥 자기들끼리 모여놀고 싶어하길래 그렇게 하게 두었다. 학생들이 적응을 잘 못하거나, 갈등이 있거나 하면 아마 이 시간에 바빴을 것 같다.

 

4. SW 교육

 

전문 강사님이 수업을 진행하시고 선생님들은 보조를 하면 됐다. 학생들이 각자 컴퓨터를 1대씩 끼고 있으니 게임을 하거나 웹서핑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적당히 컨트롤해주면 된다. 학생들은 스크래치+마이크로비트로 코딩을 하는데 이미 경험해본 학생이 굉장히 많았다. ㄹㅇ 4차산업혁명 시대인가보다.

 

5. 전공박람회

 

자신의 전공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운영멘토 분들이 행사 전반적인 큰 틀을 다 짜놓으셨고 수업멘토들은 부스를 채우면 된다. 이번 캠프에는 컴공 분들이 나 포함 네 명이고 그 중에 두 분은 이미 드림클래스 경험이 있었던 분들이라 아주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학생들을 앉혀놓고 20분을 채워야했는데 우리는 그냥 각자 대학 다니면서 했던 프로젝트들을 깔아놓고 가지고 놀 수 있게 했다.

 

다른 전공의 경우에는 설명을 오래 하거나, 아예 재밌는 컨셉으로 가는 경우도 있었다. 역사교육과 쪽에서 철퇴를 가지고 궁예 코스프레를 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리스펙합니다..

 

 

6. 멘토링

 

멘토링이 6차시인가 7차시였고, 각 차시에 해야하는 것은 미리 안내가 되어있었다. 첫 멘토링 때는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반의 규칙을 정했다. 나머지 차시는 전부 꿈과 진로에 관한 내용이었고, 연수때 안내받은 대로 하면 되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멘토링이 빨리 끝나면 자습시간을 주었다.

 

우리 반의 규칙은 이러했다. 3일 연속으로 모두가 규칙을 어기지 않으면 숙제를 면제하기로 했는데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다ㅜ 다른 반의 경우 첫 멘토링 시간에 3주 후의 나에게 편지 쓰기와 같이 아주 좋은 활동을 하기도 했다.

 

7. 드크리움

 

학생+멘토의 장기자랑 시간이었다. 우리 반에는 하고 싶다는 애들이 아무도 없어서 그냥 열심히 감상했다. 무엇보다 신기했던게, 춤 잘추는 학생이 진짜 많더라.. 부러웡.. 그리고 굉장히 감동적인 컨텐츠가 하나 더 있었는데 이건 스포를 막기 위해 안쓸게여

 

8. TMI

 

-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의 경우 어마어마하게 춥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올 겨울이 워낙 따뜻해서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다. 기숙사에서는 바닥 난방이 가능해서 크게 건조하지도 않았다.

 

- 기숙사 시설은 정말 좋았다. 그리고 기숙사와 강의동 사이의 거리가 걸어서 7-10분 정도로 엄청 먼 것은 아니었던 것도 좋았다.

 

- 주변 상권은 좀 빈약하다.

 

- 상담선생님이 상주하고 계셔서 필요할 경우 멘토와 멘티 모두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우리 반에서는 없었지만 왕따, 폭행, 절도, 흡연 등등의 일이 생길 수 있다.

 

- 적응을 못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퇴소하는 학생이 더러 생긴다.

 

- 학생들의 돈과 먹을 것을 모두 걷고 캠프가 끝날 때 돌려준다. 그리고 선생님이 학생에게 간식을 주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그리고 급식의 양이 부족해 학생들이 많이 너무 배고파했다. 특히 배가 고픈데 줄이 너무 길어 더 받기가 힘든 상황일 때 학생들이 배가 고파 힘들어하는걸 보는게 제일 안타까웠다. 다음 캠프 때는 개선됐으면..ㅠㅠ

 

- 학생들이 생각보다 더 어렸다.

 

- 학생들이 연애를 진짜 많이 한다ㅡㅡ

 

9. 후기

 

일정이 많이 빡빡했기에 3주 동안 힘들었지만 졸업 전에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어디서든 집, 친가, 외가 어디서든 내가 제일 막내였어서 과연 9살 어린 애들을 내가 잘 케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학생들이 정말 착하고 가끔 까불거리긴 해도 큰 문제 없이 3주간 잘 있어줘서 정말 고마웠다. 20년 드림클래스 한국외대 겨울캠프 1-7 친구들아 행복하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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