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삼성 육목대회 결선 후기

일주일 사이에 SCPC, SCTF를 둘 다 했고 예상치못하게 과분한 상을 두 대회에서 받았기 때문에 육목 대회는 굉장히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어차피 프로그램도 제출해놨고 제 손을 떠났으니 전날 같이 암호 공부하는 형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일어나 양재역으로 향했습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행사가 진행되었고 오전에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여러 파트 중 배정받은 2개의 파트에 대해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소프트웨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들었습니다. 본인이 듣고 싶은 파트의 우선순위를 미리 메일로 조사했는데 저는 하나도 모르겠어서 그냥 마음대로 우선순위를 적어냈습니다. 설명을 듣긴 했는데 어느 파트였는지도 사실 조금 기억이 안나고 관련 지식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 그냥 막연하게 그런가보다 하면서 들었지 뭔가 큰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반도체 관련 전공이신 분이 들으면 꽤 괜찮은 설명이었을 것 같네요.

그리고 나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꽤 맛있었습니다. 적어도 대학교 학식은 씹어먹겠구나 싶었습니다. 그 후에는 굉장히 기다렸던 육목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예선 때와 비슷하게 행사장 앞에 노트북을 여러 대 가져다두고 직접 AI와 붙어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삼성 AI 대신 결선 참가팀(각 대학의 1, 2위 팀)의 AI와 붙어볼 수 있었습니다. 고려대학교 교내 예선 때 성균관대에서 삼성 AI를 이겼다고 들어서 성균관대 1등 팀인 '우에하라A.I'팀의 알고리즘과 한번 해봤는데 착수가 너무 빠르길래 굉장히 의아했습니다.

우선 각 대학별 예선전에 대한 시상을 하고 나서 참가한 14팀끼리 대진을 짰습니다.그리고 나서 인터뷰를 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예선 때에도 무대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그 때 4강 진출팀 4팀을 데리고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받았고 다른 팀들은 애매모호하게 답했지만 저는 "다른 팀들 경기하는 걸 보니 아마 우승할 것 같다"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이번에도 같이 4강에 진출한 팀들만 인터뷰를 하면 그 때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요" 라고 하려고 했는데 아직 한 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뷰를 하길래 많이 고민하다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 AI를 만들었기 때문에 적어도 3등 안에는 들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승우승했습니다! 8강에서 성균관대 우승팀 우에하라A.I와 만났는데 생각보다 쉽게 이겼습니다. 또 오히려 결승전 두 경기는 꽤 쉽게 이겼는데 4강에서 만난 포스텍팀(팀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ㅠㅠ)에게는 1경기에 굉장히 길게 착수를 한 끝에 이겼습니다. 포스텍팀의 8강, 16강 전을 봤을 때 치명적인 실수가 굉장히 여러번 발생해서(필승 자리가 있는데도 다른 곳에 두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내색은 안했지만 4강에서 무난하게 이기겠구나 싶었는데 1경기가 굉장히 길어져서 조금 당혹스러웠습니다. 정확히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블록에 따라 흑/백의 유불리가 좀 차이가 많이 나서 운이 안좋게 나에게 불리한 판이 걸려서 생긴 일인지 아니면 상대팀의 프로그램이 필승 자리를 놓치는 점만 빼고 굉장히 잘 만들어져서 생긴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밑의 동영상은 결승전 영상입니다 :)

뭐 어찌됐건 굉장히 강력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었지만 그 후에 삼성 사내대회 우승 팀과 경기를 했을 때 꽤 선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깔끔하게 졌습니다ㅠㅠㅠ 연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한 제 프로그램을 더 발전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과연 그 AI는 어떤식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삼성전자 DS부문에서 다음 번에도 비슷하게 AI 대전으로 대회를 연다고 하니 별 일 없으면 거기에도 참여를 해봐야겠습니다.

정확히 일주일간 SCPC, SCTF, 삼성 육목대회를 숨가쁘게 치뤄냈고 정말 운이 좋게도 세 대회 모두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번 육목경진대회는 최대 3인 1팀인데 1인팀으로 무쌍을 찍어서 정말 기쁘네요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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