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은 4문제 36등으로 통과했고 예선때 중간에 1시간 자다 풀고, 또 C를 안풀어도 진출할줄 알아 풀지않고 있다가 뒤늦게 푸는 등 느긋하게 해서 30등 중반을 받은거라 평소 실력대로 풀 수만 있다면 수상은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또 SCPC때도 평소 실력보다 못했는데 5등상을 탄 것 같아서요.
전날 잠이 안와 늦게 자고 아침에 빈 속에 비타민 알약을 먹었다가 그대로 토를 해서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빈 속에 비타민은 절대 먹으면 안됩니다.. 흙흙..
그래도 속은 금방 괜찮아졌고, 학교로 넘어가 아침으로 순대국 한 그릇 뚝딱한 뒤 어젯 밤에 만들어둔 저만의 팀노트와 인터넷에 공개된 다른 ICPC팀들의 팀노트를 출력하고 판교로 향했습니다. 가서 케이터링 서비스로 제공된 점심을 대충 먹고 대회장으로 들어가 안내에 따라 놓여져있는 컴퓨터 세팅을 이것저것 만졌습니다. 맨 처음 코드블럭을 쓰려고 했는데 에디팅이 너무 이상해서(중괄호를 친 후 엔터를 쳤는데 tab이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고 highlighting도 이상하고..) 차선책으로 깔려져있는 VS Code로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태어나서 VS Code를 처음 써본거여서 맨 처음엔 좀 헤맸는데 다행히 생각보다 단축키가 어렵진 않았습니다.(다만 무한루프를 돌면서 출력하는 코드를 테스트해보다가 프로그램이 죽어서 좀 골치가 아팠습니다.) 팀노트에 적어간 DFS Tree도 짜보고 A+B도 해보면서 대충 잘 돌아가는지를 확인했습니다.
30분 정도 세팅할 시간을 가진 후에 바로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문제는 총 8문제였고 일단 A를 보는데 코딩은 조금 까다롭지만 그냥 3**6가지에 대해 전부 확인을 하며 확률을 계산하기만 하면 끝나는 문제여서 바로 풀이에 들어갔습니다.
한 10분이 지난 후에 코드가 완성이 됐고 이제 제출을 하기만 하면 되는데 갑자기 컴퓨터가 맛이 갔습니다. 코드 저장이 안되고 터미널에서 아무런 명령도 안먹고 파이어폭스 창이 자기 혼자 꺼지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뭔가 하드디스크가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 같았습니다. 빨리 손을 들고 노트북을 교체하긴 했는데 코드를 가져올 방법이 없으니 기존의 세팅을 하나도 못 살린채로 맛이 간 노트북에 짜놓은 코드를 보면서 직접 옮겨쳐야했습니다. 진짜 스트레스가 엄청났는데 당장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니 일단 마음을 다잡고 어째저쨰 A를 26분에 맞았습니다.
그 후 B, C를 각각 42분, 55분? 뭐 대충 그 쯤 AC를 맞았습니다. B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틀리던 문제였는데 다행히 저는 한 번 틀리고 맞았습니다. C는 아이디어만 잡으면 굉장히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이후 D를 보는데, 맨 처음에는 아이디어가 빠르게 떠오르지 않아 이래저래 삽질을 하다가 굉장히 신박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쉽게 맞을 수 있었습니다. 최외각의 바다에서 Flood fill을 할 때 대각선으로도 이동을 하는 아이디어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의도한 풀이는 단절점을 이용한 풀이였다고 합니다.) 단 N, M을 반대로 써 4번 틀리고 맞췄습니다. 사실상 5등상은 확보한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E와 G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E를 풀기로 결심했고 맞는 풀이인지 틀린 풀이인지는 모르지만 나름대로 아이디어가 떠올라 5분 남기고 코드가 얼추 완성이 되었는데 초반에 발생한 에러가 또 발생했습니다. 또 코드 저장이 안되고 터미널도 맛이 갔습니다. 이 때 진짜 화가 났습니다. 새로운 노트북을 받아도 5분 내로 절대 코드를 옮겨낼 수가 없는데 그마저도 손 들고 관계자가 와서 무슨 상황인지 묻고 그러다가 결국 새로운 노트북을 받지도 못하고 그냥 대회가 끝났습니다.
결과적으로는 17등을 했고 4등상이 되는 15등과는 시간 페널티가 100정도 차이났습니다. 페널티가 30 이내였으면 정말 억울했을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았네요.
결국 뜬금없이 노트북이 에러가 2번이나 발생해 A번을 풀 때 시간 페널티를 어마어마하게 누적시켰고 E번은 아예 제출도 못했습니다. 이미 대회는 끝나고 사람들이 다 나가는데 갑자기 대회 시간을 연장할수는 없는거고, 또 E번의 풀이를 완벽하게 완성해놓은 것은 아니라 한 4줄 정도 추가를 더 해야하는 상황이었고, 그런 상황에서 주최측에서 따로 어떻게 해줄 수 있는게 없으니 그냥 그렇게 흐지부지 끝났습니다. 끝나고나서 정말 화가 많이 났습니다. 더욱 화가 났던 것은 그 이후 1시간 정도 휴식시간을 가지고 결과발표를 하고 행사를 마무리할 때 까지 아무런 피드백을 주지 않았습니다. 진행요원들에게 제 상황을 설명했으면 분명 제가 겪은 그 상황이 책임자에게 전달이 됐을텐데 저에게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주최측의 고의적인 잘못은 아니고 현실적으로 등수나 상을 뭐 어떻게 해줄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주최측이 준비해준 노트북에서 참가자가 그런 일을 2번이나 겪었으면 최소 유감의 뜻 정도는 보이는게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시상식이 진행중일 때 제가 진행요원 한 명에게 나중에 책임자와 얘기를 나눌게 있다고 먼저 말을 꺼냈고, 시상식이 끝난 이후에 대회 중에 발생한 일과 더불어 피드백을 주지 않은 점 모두 사과를 받았습니다. 그나마 사과를 받았긴 하지만 엎드려 절받는 느낌이라 엄청 개운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거기서 화를 낸다고 달라질게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알겠다고 하고 잘 마무리했습니다. 내년에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잘 해주시겠죠 ㅠ_ㅠ..
아쉬운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카카오 프렌즈를 이용한 깨알같은 소품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폴라로이드 사진도 2장 건졌구요. 다만 대회시간 3시간은 좀 짧네요. 4시간 정도는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피치 인형 하나 받고싶었는데... ㅠㅠㅠ... 그래도 텀블러 미니선풍기 블루투스 스피커 등등 기념품도 쏠쏠하게 받고 상금도 쏠쏠하네요 ^^77
내일은 SCTF라 또 양재역으로 완전 아침 일찍 가야합니다. 일요일이라 출근길에 물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생각하니 벌써부터 피곤하네요.
'대회 > 각종 대회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 ACM-ICPC Seoul Regional 후기 (8) | 2018.11.07 |
---|---|
2018 삼성 육목대회 결선 후기 (1) | 2018.09.18 |
SCTF 2018 본선 후기 (0) | 2018.08.28 |
SCPC 2018 본선 후기 (2) | 2018.08.01 |
UCPC 2018 후기 (0) | 2018.07.29 |
Codegate 2018 예선 후기 + 간략한 풀이 (0) | 2018.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