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돈을 지원해줘서 고려대에서 3개 팀이 하노이에 월파 진출권을 따러 가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등록/호텔 예약/담당자와 연락/비행기표 예약 등등 현재 Alkor 회장을 하고 있는 동기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정말 고마워..!! 그리고 동행해주신 지도교수님과 돈을 지원해준 학교도 감사합니다!!
팀끼리는 서울 리저널을 치르기 전에 설령 서울에서 월파 진출권을 따지 못하고 하노이에 가야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좀 쉬엄쉬엄하자고 미리 얘기를 나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하노이로 향했습니다. 팀 연습을 한 번은 해보려고 했는데 상황이 잘 맞지 않아 서울 리저널 이후에 팀 연습도 한번도 안해봤네요.
베트남을 처음 가본거라 간 김에 이곳저곳 둘러봤으면 좋을 뻔 했지만 학기 중이라 최대한 수업 결손 없이 다녀오고 싶어서 하노이에 목요일 새벽에 도착해서 호텔에서 2번 잔 후 토요일 새벽에 나오는 매우 빡센 일정을 잡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들어가 잤고, 다음날 예비소집을 치뤘습니다. 호텔은 기대하던 것 보다는 시설이 별로였고 호텔 조식으로 쌀국수를 주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또 예비소집 전에 Opening ceremony를 진행해 전통춤과 노래를 보여주었습니다. Hello Vietnam이라는 노래를 두 분이 부르시던데 되게 잘 부르시더라구요. 대회장 환경은 컴퓨터/모니터 스펙, 팀에게 할당해주는 자리의 크기 등등이 한국에 비해 별로였습니다. 서울대 Black Cow팀이 자카르타에 다녀온 사진을 보니 자카르타가 시설이 원탑인 것 같아요.
다음날 오전, 대회 시작 30분 전쯤 대회장으로 들어갔고 한국과는 다르게 대회 시작전에 컴퓨터를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이 때 미리 CLion 세팅을 하고 cpp 파일을 만들어두었습니다. 팀노트에 있는 것을 옮겨 쳐놓을까 하다가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대회가 시작되고, 서버가 바로 터졌습니다. 어차피 문제를 읽고 있으면 되니 크게 당황하지는 않고 문제를 A-D/E-H/I-L로 나누어가졌습니다. 저는 A를 보았는데, 단순하게 case by case를 나누어 풀 수 있는 문제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잘 안되어 계속 고민을 하던 사이 한 명이 H를 짜두었고 서버가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 나서 제출을 해서 AC를 받았습니다. 스코어보드를 확인하니 C가 많이 풀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A를 내버려두고 C를 확인해보니 간단한 Flood Fill 문제여서 빠르게 짜서 AC를 받았습니다.
J는 Constructing 문제였는데 맨 처음 한 명이 아이디어를 찾아 제출했지만 WA를 받았고, 그 사이 I번 풀이를 착안해낸 팀원에게 풀이를 넘겨받아 아호코라식 DP를 짰습니다. 배열 크기를 잘못잡아 한 번 Runtime error를 받은 후 바로 수정해 AC를 받았고 J 또한 문제점을 찾아내 곧바로 AC를 받았습니다.(그리고 J는 저희가 퍼솔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팀원이 잡고있던 더러운 기하문제인 K를 넘겨받았습니다. K는 주어진 점들을 적절한 삼각형 하나의 변에 모두 올려놓을 수 있는지를 구하는 문제로, 맨 처음에는 Convex Hull을 구하고 나면 처리를 간단하게 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고민을 하면 할수록 온갖 예외처리를 해야하는 경우가 튀어나와서 코드가 산으로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K를 붙잡고 있는 동안 팀원이 B와 D를 해결해주어 6문제를 해결하며 이 때 176분 당시 2위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프리즈가 될 때 까지 2위를 유지했습니다. 이제 K만 풀면 되게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는 상황이었는데 K가 너무 안풀렸습니다. 프리즈 전에도 이미 7 WA를 받은 상태였는데 이때도 아직 빼먹은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겨우겨우 실수를 다 고치고 생각한 케이스를 다 메꾸고 제출을 했는데도 WA가 떴습니다. 결국 대회가 끝날 때 까지 총 15 WA를 받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대체 어떤 케이스를 빼먹은걸까, 아니면 빼먹은 케이스는 없는데 Convex Hull의 코드가 잘못된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슬픈 기분으로 대회를 끝냈습니다.(끝나고 나서 주최측이 페북에 저희 팀이 어느 케이스에서 틀렸는지 확인사살을 해주었습니다ㅎ...)
좀 많이 아쉬웠던 것은, A가 MCMF인 것을 알기만 했다면 K보다 훨씬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문제였다는 점이었습니다. K에 매진하기 전에 A를 조금만 고민해보았다면 좋았을텐데...ㅠㅠㅠㅠㅠ 프리즈가 풀리고 스코어가 공개될 때 저희 위로 딱 한팀만 올라가주길 바랐지만 와세다대학, 국립타이완대학, 상하이 자오퉁 대학이 저희 위로 올라가면서 5등으로 대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NTU는 서울리저널에서도, 여기에서도 저희 뚝배기를 깨버리네요. NTU가 작년에 메달을 땄어야합니다ㅜㅜㅜ
중국팀은 Asia South East & Pacific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월파 진출권과 무관해서 저희가 하노이에서 4순위인 셈입니다. 3순위이기만 했어도 한 70-80% 확률로 월파에 갔을텐데, 대충 계산을 해보니 이미 진출권을 딴 대학이 남은 3개의 리저널에서 죄다 1/2등을 쓸어먹고, 하노이의 Regional Point가 굉장히 높게 설정이 되고, Asia South East & Pacific에 티켓이 13장 정도는 할당이 되어야 저희에게 비벼볼만한 가능성이 생길 것 같습니다. 큰 기대는 안하고 있어야겠네요..ㅜㅜ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1년간 ICPC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학기 중에도 새벽 코포와 BOJ를 주구장창 돌리며 쓸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을 PS에 썼네요. 비록 목표로 하던 월드파이널 진출은 (아마) 성공하지 못했고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지만 세상 모든게 마음대로만 되면 얼마나 인생이 재미없을까라고 스스로 정신승리를 하며 이만 월파의 꿈을 떠나보내려고 합니다 ^____^ 결과까지 좋았으면 더 할 나위가 없었겠지만, 그래도 1년 가까이 목표를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또 공부를 하면서 얻은게 굉장히 많기도 하구요. 이젠 미련을 버리고 졸업때까지 zl젼 해커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졸업 전에 제 이름을 된 CVE 한 개는 가지고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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