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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끝났습니다. 작년 새해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새해는 뜨끈한 본가에서 보냈습니다. 연말에 넬 콘서트를 정말 가고 싶었지만 같이 갈 사람을 못 찾기도 했고 또 집 앞에서 하면 혼자라도 가겠지만 굳이 서울까지 혼자 공연 보러 가기는 좀 귀찮아서 얌전히 부산으로 왔습니다. 이런말 하면 으르신들이 화를 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이제 0x1A살이 되는거라고 생각하니 좀 슬펐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는 이십대 중반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으니 심적 충격이 덜하지만 내년에는 정말로 마음이 아플 것 같습니다.

 

일단 작년에 들은 과목들이 죄다 시키는게 너무 많았어서 아주 생고생을 하긴 했지만 열심히 구른 덕분에 포너블과 리버싱도 까라면 깔수는 있는 수준이 되긴 했습니다. 인공지능도 한 과목 찍먹한 덕분에 근본적인 내용은 잘 몰라도 대충 인공지능이 필요할 때 어째저째 써먹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연구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단 한 논문에 살짝 낑겨서 약간의 기여를 하고 컨퍼런스 제출 과정을 같이 경험해봤지만 아쉽게도 현재 리뷰가 썩 좋게 오지는 않아서 마음을 비우고 있고, 그와 별개로 주제를 잡고 공부를 하던 중 여러 아이디어를 던져봤지만 결론적으로 던진 아이디어들이 죄다 뭔가 고려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있어서 기대했던 결과를 내지 못하고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온 상태입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교수님께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고 석사땐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올해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좋겠네요.

 

CTF도 엥간치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통 CTF를 하면 주말을 날리게 되는데 연구실에서 해야할 일이 몰리거나 숙제가 많거나 하면 일정 갈등으로 인해 정신이 아득해지는 상황이 종종 나오곤 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스트레스로 다가오긴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CTF 풀면서 머리 굴리는게 재밌기도 하고 또 팀원들이 다 같이 하는거니까 가능하면 CTF를 참여하려고 하고, 다른 일정이 있는 경우에는 미리 알려주었습니다. 다만 어떻게 보면 CTF를 참여하게 되면 사실상 주말 없이 월화수목금금금이 되는건데, 앞으로 (연애를 한다거나 주말에도 연구에 매진해야할 것 같은 등의 이유로) 주말에 계속 CTF를 위한 시간을 내기가 힘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긴 한데 그건 그 때 가서 고민해보기로,,,

 

코로나 시국이기도 하고 또 현재 대학원생이라는 이 환경 자체가 만나는 사람들의 범위를 극악으로 줄이곤 합니다. 이렇게 쭉 살다가는 왠지 대학원 생활 내내 학교 집만 반복하겠다 싶어서 일부러 이런 저런 일을 많이 벌이고 있습니다. 롱보드도 꽤 꾸준히 탔고(트릭을 할 수 없는 보드를 사서 1년 내내 180/360/피터팬/크로스스텝만 하고 있지만,,,) 트릭킹도 야무지게 하고 있습니다. 운동하는 소모임도 하나 들어갔는데 어째 거기서 다 같이 한게 방탈출이랑 당구랑 아이스 스케이트여서 사실상 운동을 빙자한 놀자판인 것 같습니다.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오히려 같은 학교 동아리 사람들이나 비슷한 분야를 공부하던 사람들이랑만 교류하던 대학생 시절보다 지금이 더 사람들을 두루두루 만나는 것 같습니다. 그와 별개로 요새 식단도 나름 신경을 쓰고 있고 해서 올 한해에는 좀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강의는 세보니까 작년에 정확히 12개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남은 강의가 총 5강 + 부록 4강 = 9강인데 작년 속도대로 만들면 9월에 끝나게 생겼네요. 방학을 이용해 좀 빨리빨리 만들어서 2월 or 3월 안에 끝내고 싶긴한데 언제나 늘 그렇듯 기약은 없습니다. 제 전공은 알고리즘 분야가 아닌데 알고리즘 관련 자료가 이렇게까지 흥할줄은 몰랐습니ㄷr... 아무튼 많은 분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고 있는 강의니 기약은 없지만 최대한 빠르게 완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래저래 올 한해도 잘 흘러가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