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 소개 + 삼성전자 인턴 후기

2017년 8월? 9월?쯤부터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을 쭉 해오고 있다.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은 1991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잘 이어져온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프로그램으로, 홈페이지에 기술된 바에 따르면 연구개발 활동 및 환경 지원, 개인 작업용 노트북 지급, 해외 탐방 / 컨퍼런스 참관 및 해외 대회 지원, 회원 활동 수료 후 입사 희망 시 별도전형으로 지원 가능 이 4가지가 혜택으로 소개가 되어있다.

 

2016년 상반기까지는 BOB나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와 비슷하게 자신의 포트폴리오와 서류를 제출하고 여러 단계의 면접을 거친 후에 선발이 되는 방식이었다. 또 선발된 사람들에게도 꾸준한 활동을 요구해서 다른 외부활동과 같이 시간을 할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2016년 10월부터는 깔끔하게 포트폴리오/서류같은 것을 요구하지 않고 삼성 역량테스트 C형을 따거나 SCPC에서 수상을 하면 회원 자격을 얻도록 개편되었다.(참고로 나는 코딩테스트를 치지 않고 SCPC 수상으로 회원 자격을 얻었다.) 또한 멤버십내의 활동도 완전히 자율화되어 부담이 훨씬 줄었다. 그렇기에 2016년 상반기까지의 소멤과 이후의 소멤은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코딩테스트의 경우 STL을 사용할 수 없는, PS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가혹한 환경에서 진행이 되고 문제 또한 인터랙티브 문제가 나온다거나 최적화 문제가 나온다거나 해서 백준과 같은 저지 사이트에서 나오는 문제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문제들이 나온다. 물론 생소한 것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동일한 것이기 때문에 코딩 센스가 있으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SCPC 수상이 코딩테스트 통과보다 더 쉬운 것 같다.

 

개편된 이후로 소멤을 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입소문을 듣고 가입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당장 나 같은 경우도 과에서 미리 소프트웨어멤버십에 가입한 친구들이 있었고, 노트북을 바꾼 것이 부러워 맨 처음에는 노트북을 받는다는 것이 좋았는데 막상 와서 보니 금전적인 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혜택이 있었다. 그리고 소멤을 통해 삼성전자에서 인턴을 해볼 기회도 얻었다. 이 얘기는 후술하겠다.

 

사실 이쪽 분야가 많이 좁아서 대회를 나가도 한 90% 이상은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라 소멤을 노려볼만한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소멤을 충분히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만약 지금 알고리즘/자료구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 소멤에 합격할 가능성이 안타깝지만 사실상 없다. 그렇기에 소멤에 합격하고 싶다면 일단 적어도 코드포스 블루 정도는 찍을 실력을 먼저 기르고 난 뒤, 코딩 테스트를 계속 응시해보면 될 것 같다. 떨어진다고 해서 전혀 페널티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응시해봐도 상관이 없다.(2019-08-01 추가 : 코드포스와 딱 대응이 되는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퍼플과 오렌지를 왔다갔다 할 정도의 실력은 갖추어야 가능성이 있다.)

 

소멤이 의무는 0에 수렴하고 지원은 진짜 왜 이렇게 잘해주는건가 의아할정도로 많이 해주기때문에 주변에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능력만 된다면 꼭 소멤을 해서 보다 풍요로운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쓰다보니 소멤 소개가 굉장히 길어졌는데, 사실 맨 처음에 의도한건 삼성전자 인턴 후기를 쓰는 것이었다. 이번 겨울방학때 1월 2일부터 2월 23일까지 정확히 8주간 삼성전자 R&D 캠퍼스 Security Lab에서 인턴을 했다.(설날이 끼어있어 3-4일 정도가 빠졌긴 했다.) 인턴은 소프트웨어 멤버십을 통해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번거로운 절차 없이 모집글을 보고 구글 설문지만 작성해서 보내면 됐다. Security Lab 뿐만 아니라 AI, 시각화 기타 등등 굉장히 다양한 주제가 있었다. 나와 동기 한 명이 직원들과 같이 맡은 부분은 취약점 분석이었다. 민감한 내용도 있어서 정확히 어떤 대상에 대해 취약점을 분석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힘들지만, 적당히 어려우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일을 받았다. 올리디버거랑 IDA도 엄청 많이 써보고 실제 현업에서 일이 돌아가는 상황도 볼 수 있었다.

 

근무 환경 또한 정말 좋았다. 일단 급여가 꽤 괜찮았다. 대략 시급 2만원 정도였고, 다른 IT기업(이라고 해봐야 사실상 네X버..) 인턴과 비슷한 수준, 그리고 일반적인 인턴에 비하면 훨씬 많이 주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출/퇴근 자유에 하루 근무 시간이 6시간이었다.(점심시간 포함하면 7시간) 그렇다보니 랩에서 우리를 맡아주신 사수?님보다 우리가 늘 먼저 퇴근했다. 만약 취업이 걸려있었으면 절대 이렇게 못했을 것 같은데 애초에 나 포함 대부분의 멤버십 회원들이 취업을 목전에 둔 상황이 아니어서 큰 부담없이 인턴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출/퇴근시간이 겹치는게 싫어서 아예 집에서 7시쯤 나와 회사에 8시 조금 넘어 도착해 아침을 먹고, 자연스럽게 4시쯤 퇴근을 했다. 또 분위기 자체가 우리에게서 뭔가 성과를 뽑아내자는 느낌보다는 뭐라도 가르쳐주자는 느낌이었어서 성과에 대한 부담 없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랩에 계신 분들도 정말 모두가 친절하게 잘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인턴이 끝나고나니 방학이 아예 날아가서 조금 아쉽긴 했다. 그렇지만 대기업에서 인턴을 해볼 수 있는건 흔한 기회가 아니기에 좋은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했다. 이런저런 조언도 많이 들었고 딱 감당할 수 있는 난이도의 일을 맡아 열심히 할 수 있던 것이 좋았다. 그리고 밥도 굉장히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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